찬송가 <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> 연주와 가을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계절이다!!

글/ 정다니엘

가을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계절이다. 트렌치 코트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바스락 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삼청동길을 걷거나, 좋은 사람과 볕이 좋은 창가에 앉아 따뜻한 라떼를 마시거나, Barry Manilow의 <When October Goes>를 귀에 꼽고 멍하게 있거나...가을은 그 만추의 운치만으로도 다른 계절을 압도하는 것 같다. 누구에게나 추억하고 싶은 가을이 한 자락씩 있을 것이다. 내게는 12년 전이었던 2003년의 가을이 그러하다.


나는 CCM레이블인 '트리니티 뮤직'의 '안성진'씨로부터 트리니티 뮤직의 묵상을 돕는 피아노 연주음반 시리즈인 <트리니티 기도>의 녹음 제의를 받게 되었다. 녹음 장소는 서초동 '예술의 전당' 맞은 편에 위치한 'Sovico'녹음실. Sovico는 국내 굴지의 음향장비 총판업체로 그 회사 대표님이 독실한 크리스천이셔서 그 녹음실에서 많은 CCM 아티스트들의 레코딩이 이루어 졌고, 그 녹음실 맞은 편에는 한국 최고의 CCM가수 '송정미'씨의 사무실이 있었다. 안성진씨의 소개로 송정미씨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녹음에 들어갔다.


<트리니티 기도>의 녹음은 모든 조건이 완벽했다. 좋은 피아노, 좋은 엔지니어, 좋은 녹음실. 그 모든 조건들을 충족하고도 남았다. 피아노는 야마하 그랜드 C6 모델, 2미터가 살짝 넘는 이 모델의 사이즈가 피아노 설계적으로 가장 완벽한 울림을 낸다고 한다. 그래서인지 보통의 콘서트홀에는 3미터에 달하는 풀 사이즈 콘서트 그랜드를 두지만, 피아니스트들이 자가에 두거나 녹음실에서 음원을 받을 때에는 2미터가 살짝 넘는 이 세미 콘서트 그랜드를 선호한다.


녹음실의 레코딩 엔지니어로 '황종률'씨가 계셨다. 황종률씨는 곡도 쓰시고, 기타 연주도 잘 하시는데다 레코딩에도 일가견이 있는 다쟁다능한 분이다. 그 분이 피아노 조율도 직접 하셨는데, 그렇게 컨디션이 좋은 피아노는 처음이었다.


대개의 녹음실은 지하에 있거나 방음을  위해 사방이 막혀 있는데, 이 녹음실은 벽이 유리로 되어 있어서 창 밖의 풍경을 다 볼 수가 있었다. 바로 옆 건물은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뛰어 노는 모습을 연주하며 볼 수 있었고, 가을 햇살과 단풍에 물든 우면산을 바라 보며 연주할 수 있었다. 그와 같은 황홀경에서 녹음할 수 있다는 것은 지금 돌이켜 보아도 qh복받음(축복)이리라!!


보통 피아노 앨범을 녹음하려면 최소한 몇 일은 소요되지만, 모든 조건이 완벽했던 탓일까? 기적처럼 몇 시간만에 녹음이 끝이 났다. 제작자인 안성진씨부터 모든 스텝들이 놀라워 했다. 나도 녹음이 끝나가는 것을 아쉬워 하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. 그 때 마지막으로 녹음했던 곡이 바로 <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>이다.


오늘 아버지의 부탁으로 이 곡을 다시 연주하게 되었다. 영화 <타이타닉>을 본 사람들은 누구나 이 곡을 기억할 것이다. 배가 침몰하고 있는 가운데, 죽음의 공포에 직면한 사람들을 위해 이 곡을 연주하던 악사들. 그들의 숭고함은 백성들이 요단을 다 건널 때까지 법궤를 들고 서 있던 열두 제사장들과 견줄만 할 것이다. 영화에 대한 오마주로 스코틀랜드의 'Highland Waltz'로 편곡해보았다.


10월이 가고 있다. 10월과 함께 가을도 가고 있다.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나의 서른 여덟 해의 가을을 기리며...샬롬!!

Bravo!! My Life!!

Brovo!! Your Life!!


 

 
<Created.20151029> <Updated/20151029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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